2005-11-11
가을이 온김에 좀 돌아다니다가 어느 나무에 새긴 이름을 보았다. 예전에 보았던 동화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세상 수십억 인구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자신을 헌신하는 너그러운 나무의 모습이 연상돼기도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다른 것이다.
식물이란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므로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피해물을 결박하여 놓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움직이지 못하게 해놓고 사지를 후비는 고통! 하드코어가 아닌가! 기니피그 같은 피칠갑 하드코어는 아닐지라도 이쪽 또한 만만치 않다.
뭐 위에서 이야기한 양쪽 극단은 결국 알 수 없는 사실에 대한 환상일지 모르겠다. 실제는 그 양쪽끝 가운데 어디쯤일수도 있고 계절에 따른 나무의 상태와 연계될 수 도 있다. 여름엔 고통을 느낄수도 겨울엔 아닐수도.
항상 진실은 저 너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