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상 : 파도

2007-05-05

 

#1

고2 여름방학.
한낮은 덥고 운동장은 불이 난듯 이글거려 공차고 싶은 엄두도 안나는.
평소 좋아하던 화학선생님 당직.
교무실에서 놀다가 교지편집 교정노역에 강제참여하게 됐다.
딸기 한바구니에 산더미 같은 원고처리.
깜깜해지고 나서야 끝나게 되었다.
그 당시 문예반놈들은 약간 날라리였다(알고보면 상당히 건전하게 노는데 =_=;;)
저녁 10시쯤 광안리해변으로 놀러가서 까데기(부산사투리:헌팅)치고 놀았다
여름이라도 12시가 넘어가면 추웠는데 모닥불 피워놓고 놀았다 (요즘엔 잡혀간다)
그러다 방파제 콘크리트 더미로 들어가 잠깐자기도 하는데
새벽에 멍하니 바라보던 파도는 내머리속 깊숙히에 아직도 파도치고 있다


#2

끊임없이 왔다가 사라진다
대부분의 고민이라는건
본인에겐 심각하기 그지 없지만
삼자의 입장에선 그저그런 사소한 일일 뿐이다
결국 심각한듯 보이는 사소한일 정도에서 타협을 하고 사라진다?


#3

본인은 대충 살지만
가끔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중에
몇십년씩 정말정말 성실히 살다가
돌연 모든걸 내팽개치고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
가족도 애들도 필요 없댄다
쪽지하나 남기고 사라진다
바다가 보고 싶댄다
거기 뭐가 있길래...
"파도?"

#4

흘러내리는 모든것은 치유능력이 있는것 같다
흐르는 눈물
흘려가는 강물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
몇시간을 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다


#5

싸이질
일촌 무한의 파도타기
그렇다 파도를 타는거다
50명이면 망하지 않고
500명이 넘어가면 교세가 번창한다고 한다
열심히 파도를 타자


#6

어처구니 없이 넘쳐나는 열정의 파도는
정면으로 맞아도 아프지 않다
강한 부드러움
서로를 파도질하자
그렇게 큰바다로 나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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