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강팀이다

2002-6-19

딴지일보 총수가 적은 글이 있다. 우리는 강팀이다.

그렇다 우리는 강팀이며 충분히 승리할 만큼 강하며 이겨도 된다. 하지만 그 간단한걸 지금까지 패배의식에 젖어서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것이다. 맘껏 기뻐하며 패배의식을 날려 버리자.

IMF 이후 여러회사가 넘어갔던 적이 있었다. 그들중 일부는 직원들이 돈을 모아 인수하기도 하고 외국자본에 넘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성공했으며 안정적인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 무슨 애긴고 하니 울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탄탄한 수익구조와 성실한 근무자를 가지고 있으며 잘하고 있다. 하지만 돈 좀벌리고 일이 잘되니 그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잘할 리가 없는데 왜이러지 이러면서 엄한곳에 돈을 꼴아박기도 하고 엄청난 삽질을 해대는 것이다. 즉 괜찮은 대구리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히딩크가 표현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회사가 잘되고 있는데도 불안해서 엔지니어들 퇴근시간 단속하며 쓸데없는 회의/보고, 미래비젼, 리엔지니어링에 돈이나 쏟아붇고 방황하고. 이제 인정하자 우리는 강하다. 패배의식은 이제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날려 버리자. 그리고 즐기자.

(펌) 딴지총수가 적은 "우리는 강팀이다" - 관련링크를 걸려고 했는데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걍 펴왔습니다 ._.;;

[월드컵] 우리는 강팀이다.
2002.6.15.토요일
딴지총수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가슴이 터질 듯하고 손꾸락은 떨리고 온 몸에서 땀이 났지만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았다.

왜냐.

우리는 강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직도 믿지를 못한다. 우리가 강팀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그렇게 멋진 경기를 해서 유럽 5조 1위팀인 폴란드를 격파하고, 피파 랭킹 13 위의 미국과의 게임을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마침내 피파랭킹 5위의 포르투칼을 이겼는데 아직도 믿지를 못한다. 우리가 강팀이란 걸.

그래서, 핀투가 우리 박지성이를 유도 가위후리기 기술로 백어택해서 퇴장을 먹고, 후반에 또 한 명의 선수가 경고를 연속 먹어 퇴장을 당하자, 우리가 이긴 것이 우리실력이 아니라 포르투칼이 퇴장 당했기 때문이라며 더럽고 비겁한 경기라고 하는 사람들 있다. 미친다.  

퇴장 안 당하는 것도 실력이다. 첫 번째 태클은 호각을 불지 않았다면 그건 오히려 매우 불공평한 것이었고 - 우리도, 포르투칼도 아니어서 편파적일 필요가 없는 영국의 BBC에선 박지성에게 파울한 순간의 사진을 걸고 캡션을 이렇게 달았다.  

' 핀토는 자신의 미친 듯한 행동에 대한 댓가를 지불했다'

- 두 번째 태글은 퇴장 당할 만큼은 아니지만, 엘로 카드를 받을 만큼이었다. 옐로 두 개 먹으면 퇴장인 건 우리가 그날 경기장에서 생각나서 만들어낸 만든 규칙이 아니라 FIFA가 수 십년 전에 만든 거다. 누가 엘로 하나 먹은 넘이 또 그 지랄하랬나. 포르투칼이 그렇게 옐로 카드를 무서워하지 않고 험하게 덤빈 건, 물론 경기도 격렬했지만 조별 예선에서 받은 옐로카드는 조별 예선에서만 누적되고 16강전에서는 새로 카운팅 되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로 경고 누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물론, 두 번째 건은 그 때 옐로카드를 줄 수도 있었고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건 심판의 재량인 건 맞다. 하지만 그 정도의 반칙에 옐로를 줬다고 그게 편파였나 하면 그건 전혀 아니올시다, 다. 그러니까, 심판은 편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따지자면 매우 냉정했던 것이다. 기억하시라. 우리도 그 날 엘로 3개 먹었다는 걸.

그 퇴장은 포르투칼과 일본 언론들 - 포르투칼은 당연하다 쳐도 일본 이 넘들 얄밉다. 홈 어드벤티지라고 한다. 하긴 우리도 걔네가 실력으로 잘 했을 때도 깍아내리고 싶어 하지..  - 제외하곤 전세계 언론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정말 편파적인 건, 퇴장 당할 짓 했는데도 퇴장 시키지 않는 거다. 우리가 홈팀이니 포르투칼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 무릎이 뒤틀릴 만큼 백태클을 하는 데도 퇴장시키지 말고, 까진 무릎 호호 불어주고 일으켜 세워서 이마 땀 닦아 줘야 만족하겠는가.

그렇게 스스로 더러운 게임이니 어쩌니 하는 건, 정의감도 아니고 페어플레이 정신도 아니고, 태어나 단 한 번도 이 정도 규모의 성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질병처럼 마음 한구석에 지니고 사는 만성적 패배주의가 만들어내는 불안감의 역설적 발현이다. 이렇게 우리가 이기는 것이 맞는 건지.. 우리가 이렇게 강팀을, TV 에서나 보던 그 유명하다는 선수들을..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는 이 팀을 이렇게 이겨도 되는 것인지.. 저 선수가 퇴장 당한 게 우리 실력으로 안되니까 심판 돈먹여서 그런 거 아닌지.. 대구리가 이런 승리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자기도 왜 그러는지 모르면서 나오는, 거부 반응들이다.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우린 강팀이다.  

이길만 하니까 이긴 거다. 우리가 정당하게 페어플레이 해서 이긴 거 맞다. 그러니 우리가 비겁하게 승리를 뺏어낸 거라 생각하고 스스로 쪼그라들고 스스로 비아냥거리는 만성적 패배주의에 물든, 차분하기 짝이 없는 일부의 소심한 사람들아, 이제 제발 그만 차분해 하고 흥분해서 지랄발광을 하며 날뛰는 주변의 정상적인 인간들이랑 어깨동무하고 같이 마음껏 발광하길 바란다.

그래도 믿기지 않거든, 외국인들 시선 하나 알려 줄께. 인터넷에서 가장 큰 축구 전문사이트 중 하나인 Sccoerage에서는 경기 끝난 직후 Best 와 Worst로 선수평점을 매긴다. 거기서 이번 경기 후 Best와 Worst는 이렇게 나온다.

" Best - 도대체 누굴 뽑아야 하나. 모든 한국 선수들이 그들의 이룬 성취와 그들을 흠모하는 팬들의 넘치는 찬사를 받을, 완전한 자격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루이스 피구를 완벽하게 마크했던 송종국이 내 생각엔 Best가 아니었나 한다. 최진철도 실수 없이 돋보이는 선수였고.  

Worst? 도대체 이런 성과를 거둔 한국팀에서 비난할 선수가 누군가. 이운재가 가장 조용한 경기를 했다. 그렇지만 그건 비판이 아니고... "

알겠는가. 이제 그만 패배주의는 찌그러져 주시면 고맙겠다.

그리고, 피구가 우니까 포르투칼이 불쌍하다.. 얄미운 미국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한 골 먹어줬어야 했다.. 포르투칼이 떨어지면 유럽에서 월드컵 관심 떨어진다.. 하는 소리도 이제 그만하자.

그 마음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포르투칼 선수들을 불쌍해 하는 건 포르투칼 국민들에게 맡겨라. 그렇다고 포르투칼 선수들이 우리 관중들에게 계란으로 얻어맞은 것도 아니고, 우리 선수들이 포르투칼 선수들에게 침을 뱉고 조슬 걷어차고 불알을 쥐고 흔들며 괴롭혔나. 우린 정당하게 경기했다. 포르투칼 선수들에게는 잘 가라고 인사나 해주자. 그러게 누가 그 못하는 미국한테 지래.

하석주가 빽태클해서 퇴장 당해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이제 그 정도 골 넣었으면 됐건만 계속해서 몰아 부치는 네델란드에게 오대떡으로 비참하게 깨지고, 단 한게임이라도 어떻게 해보겠다고 이미 탈락했는데도 대구리에서 피 흘리며 육탄방어 하던 우리 선수들 보며 처참한 눈물을 흘려야 했던 벨기에전... 기억들 하시는가.

그 슬픔을 누가 대신해줬나. 다 우리가 껴안았다.  

폴란드가 이미 탈락했으니 대충대충 할거라고 하던 축구 전문가 타이틀 건 자슥들아 다 나가 뒈져라. 이건 월드컵이다. 월드컵에서 대충은 없않을 기회다.  

대한국민이여, 승리를 만끽하라 !

그리고 잊지마라,

우리는 강팀이다 !

- 박지성이 골 넣고 히딩크에게 달겨가 아빠에게 안기는 것처럼 덥썩 안기는 장면을 보고... 씨바 쪽 팔리게 눈물이 질질 흘러버린

딴지총수 ( chongs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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