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공계 : 숨겨진 어려움

2004-07-08

이공계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대우, 사회적 편견 등이 있지만 이런것에 더하여 시스템적이며 좀 더 깊숙한 문제가 있다. 바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마전 친구와 술한잔을 하며 그가 미국 박사후 과정때 찍은 사진들을 보여준 적이 있다.

꽤 친한듯 보이는 친구들과 홈파티를 하는 사진도 있었고 교수님 부부와 테니스를 치는 장면, 교수님댁 아이들과 할로윈 파티를 하며 노는 장면, 부부동반으로 어느 공원에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침대/거실/소파 등에서 아이들이랑 장난치며 노는 장면도 있었다. 비록 스냅도 어색하고 초점조절 노출노정 등이 썩 잘된 “작품”은 아니었지만 거기에는 따스함이 있었고 그런 사진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엔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웬지모르게 소외되어 가는 듯해 보였다.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지역의 균형적 발전이 안된 한국에서는 이공계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인 지방근무 아니 시골근무는 어떤 특이한 현상을 낳는다. 와이프들의 우울증 대량발생이다. 심한경우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이유는 한국풍토의 늦게까지 일하는 시스템으로 남편이랑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점이 한가지 일테고 다른 형태의 놀이기회라든지 여가활용의 방법이 서울 등 대도시에 비해 완벽히 전무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나 선진국을 보면 대도시라고 해봐야 그리크지도 않고 지방이라고 해도 그리발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어느정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만들고 이어가는 “문화적 자산”은 지방에 근무하는 이공계인으로서 정말 부럽다고 하겠다. 우리는 왜 안될까? 왜 우리의 아내들은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이런 상황에 쳐해진 것이며 이러한 가정의 불안으로 드리워진 우리들 마음의 어둠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쥔장이 분석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불편한 조직상하관계 : 현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정신이 아닌 나는 지시를 내려야 하는 사람이므로 지시내릴 것을 찾는 가부장적 권위주의의 중간관리자
2. 장시간 근무를 하는 시스템 : 불꺼지지 않는 사무실의 미덕. 융통성/가능성에 대한 사전차단
3. 일과 생활의 모호한 경계 : 일은 업무시간이 끝남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닌 근속연수 전체를 통틀어 낮과 밤으로 이어지는 끈적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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