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1일

* 2002년 7월 31일

일정 : Berlin

잠을 10시간 이상 꽤 잤는데 아침에 일어났는데 찌뿌둥 했다. 아침밥 먹으러 갔다. 갈색의 딱딱한 식빵(독일에서 매일 아침 이놈을 보는 것 같다)과 잼, 우유... 그리고 무엇보다 요플레가 있어서 만족을 했다. 딱딱한 빵을 우걱거리며 잡생각을 하다가 독일에서는 전 유럽의 기차예매가 된다는 걸 줏어들은 기억이 났다. 방으로 돌아와서 로마랑 프라하 일정을 대충 세우고 쿠셋과 유레일이 안되는 지역을 넘어갈 내용을 메모해 들고 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갈증을 느껴 동네 슈퍼에서 쎤한 판타를 벌컥벌컥 마셨다.

독일 역에서 예매할 때 써먹었던 메모. 종이에 열차번호랑 날짜/시간 출발/도착지를 적어서 창구에 보여주면 알아서 잘 끊어준다. 아 그리고 쿠셋은 몇인실을 할껀지도 적어주자.

역으로 가는 도중에 동네우체국이 있고 그 앞에 작은 공원이 있길래 공원에서 엽서를 적어서 붙였다. 이틀째 도시전체가 작업장같은 베를린을 걷다가 느낀거지만 이 동네의 모든 작업자/엔지니어 들은 멜빵바지를 입고 있다 @_@; 오 공돌이의 로망 멜빵바지여~~

기차역에서 30분을 기다려 예매를 했다. 프라하를 가는 경우는 티켓을 2장 주는데 좌석예약권과 독일 국경에서 프라하까지의 기차표(유레일이 통용되지 않는 독일 국경부터 프라하까지의 기차요금만 내면된다)를 준다. 카드로 결제를 하고 화장실을 들렀는데 바이오리듬이 엉망이 된 것 처럼 몸이 안좋았다.

(독일역에서 기차표를 끊고 받은 영수증. 4장을 끊으니 돈이 꽤 되어 버려서 카드를 사용했다. 유럽의 어지간한 곳은 카드가 다 통용되며 아주 편하다. 아마 다음에 유럽을 가게된다면 카드/여행자수표/현금의 비중을 70/20/10% 정도로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Alex Platz의 전망대(TV Tower)로 가서 한참을 기다려(오늘 줄 무지하게 서는 날인가봐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쪼그만 개미같은 사람들이 꼬물꼬물 다니는데 뭘 저리 열씨미 다니나 싶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콕 누르면 죽을 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살아간다는게 무상해 보였다. 그래서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신들은 신체가 되어서 그들이 보호하는 종족에 눈높이에 맞춰 보려고 했던 것일까? 고작 200미터 상공인데 이렇다니... 쩝. 몸의 상태가 안좋아서 자주 쉬면서 구경을 하다가 내려와서 Info Cafe에서 공짜 쥬스를 얻어다가 그 앞의 의자에 앉아서 이것저것 끄적대다가 일어섰다.

(공짜 음료수를 마시며 끄적끄적)

독일에 왔으면 구은 소세지(Wurst)를 먹어봐야지 했는데 역으로 가는 도중에 어떤놈이 머찐 장치를 메고 길거리에 서서 팔고 있었다. 그놈한테서 빵에끼운 구은 소세지를 사먹었다. 가는 길에 지하에서 차가운 물을 사먹었는데 정신이 약간 돌아옴을 느꼇다.

(기발한 1인 판매대. 등뒤에 연료통, 앞쪽에 소세지 굽는 장비와 소세지/빵 비축분, 허리에 돈주머니와 각종 소스들을 차고 우산까지 멋지게 매단 무서븐 놈)

포츠담광장까지 갔다가 몸상태가 무지 악화되서 히들러벙커는 못보고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에 100번버스를 타려 했는데(시내 주요장소를 많이 지나치는 노선버스) 머리가 아파와서 포기했다. 숙소근처까지 와서 동전넣는 길거리 공중화장실을 써봤는데 정말 대단했다.(아 그리고 공중화장실을 성범죄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문이 기냥 열려 버리므로 참고하세요)

(공중화장실에서 찍은 셀프 @_@...)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일찍 돌아온 것 같아서 숙소 바로 옆집 인터넷 카페에 들렀다. 예쁘장한 아가씨가 운영하고 있었다(이런 이유로 들른건 절대아니다!!). 아무도 없는 카페에 들어가서 차가운 맥주를 시키고 컴퓨터를 썼는데 모니터가 개판인지 모르겠지만 화면이 엉망이었다. 초점도 맞지 않는데 해상도만 디립다 올려놓아서 눈이 아팠다. (해상도 조절도 접근을 막아놔서 바꾸지도 모함) 사람이 없는게 이해가 간다.

숙소로 돌아와서 속옷을 대충 빨고 침대에 몸을 던졌는데 누워서 가만히 생각하니 며칠동안 멍했던 원인을 밝혀졌다. 간단하게 말하면 더위먹은 것이다. 젠장 방이 무지하게 더웠던 거다. 밤차타고 도착해서 상태가 안좋은데 무더운방에서 퍼져서 잤으니 바로 더위를 먹지. 하하하. 방이 찜통이란 걸 느끼고 방구조를 살펴보니 4면의 벽중에 2면은 건물의 최외곽이었고 가장 높은곳이라 천장까지 3면에서 달궈진 열기로 인해 방은 완전히 찜통 그자체였다. 이러니 찬물을 틀어도 계속 뜨듯한 물이 나올 수 밖에... 또 방의 구조상 출입문과 창문을 동시에 열지 않으면 통풍이 안되는 구조였다. 무더운 여름 플랫폼에 갓들어온 열차의 찜통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태양에 데워진 사방의 벽면에서 뿜어내는 열기의 통풍이 되지 않는 곳의 무서움을 알 것이다. 출입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최대한 온도를 낮추니 몸의 컨디션이 서서히 돌아오는게 느껴졌다. 그날 밤은 자주 일어나 샤워를 여러번 했다. 그래도 한번 흐트러지니 돌아오기 힘드네요.

[비용편] : 할인금액의 경우 원래 가격을 괄호 안에 적었습니다. 할인가격(원래가격)

시원한 Fanta	0.25 Euro	슈퍼마켓
우표 (엽서 1개)	1.02 Euro	동네 우체국
기차예매(쿠셋2매, 프라하 in/out)	96.4 Euro	신용카드결제
화장실	0.6 Euro	베를린 Zoo역 화장실
TV Tower 전망대	6 Euro
Infor Cafe (전망대앞 노천까페) : Fanta	0 Euro	안내소 예약객들에게 공짜
점심 : 구은소세지를 끼운빵	1.35 Euro	길거리 판매대
생수 1.5L (차운것)	0.80 Euro	지하철가계
길거리 Coin 화장실 (City Toilet)	0.5 Euro
인터넷(30분) + 맥주(Big Size)	4.5 Euro

(2002년 7월 31일 기준환율 : 1 Euro = 1177.07 Won)
ref. http://market.hankyung.com/cgibin/exrate

신용카드 결제액 : 114,888 Won (환전율 : 9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