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7월 29일

일정 : Brussel -> Amsterdam -> Berlin

어제 열씨미 돌아다닌 탓인지 늦잠을 자 버려서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나왔다.(역시 편하니 퍼진다 =.=) 체크아웃 후 Midi역으로 가서 베낭을 Locker에 구겨넣고(25열 5번함 비밀번호 947976) 가볍게 작은 가방만 달랑메고 슈퍼에 가서 오늘 먹을거리(늦은 아침, 점심 그리고 밤 쿠셋에서 먹을 것)를 샀다. 배가 고플 때 하는 슈퍼마켓 쇼핑! 선반가득 진열된 우유/빵/햄/과일/요플레!!! 감동 그 자체다 ㅠ.ㅠ 단점은 배가 고파서 좀 많이 사게 된다는 것 ^_^ 모카빵이랑 물 1.5L, 딸기요플래 700mL, 복숭아우유, 사과(Golden) 6개, 작은 샐러드를 샀다.

2장있던 1일 교통권 중 한 장을 개시하고 지하철을 탔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서 있는 아줌마도 있고 자전거를 옆에 세워둔 젊은이도 보였다. 헥헥대는 개도 보였다 -_-++ 브뤼셀의 지하철 풍경이다. 아참 거리 구경도 좋지만 오늘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부분의 이동은 지하철로 했다. 슝~슝~

(1일 교통 자유 이용권을 지하철 개찰구에 밀어넣으면 뒤쪽에 언제까지 쓸 수 있다고 시간이 찍힌다. 총 사용가능 시간은 개시일 하루종일과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점심은 Parc de Bruxelles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만찬을 즐겼다.

(공원벤치에 늘어놓은 슈퍼표 점심 : 풍성한 음식물을 앞에 두고 감동해서 한 장찍어 보았다. 햇살이 장난아닌지라 그늘진 쪽에 앉아서 먹음. 왼쪽부터 론리/가방/물/복숭아우유/요플레/모카빵/사과/샐러드/햄 ._.a)

점심을 다 먹고 배 두드리며(많이 먹긴 했다 @_@) 월요일날 관람 가능하기에 어제 제껴놓았던 자동차 박물관을 보러 공원을 가로질러 갔다. 박물관에는 옛날 차부터 쭈욱 나열되 있었는데 역사의 흐름이 보여서 재밌었다. 팜플렛에 적혀있는 화살표 순서대로 돌아보면 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 소수의 자동차는 상류층 사람들이 많이 탔음. 운전사를 대동.
대중화 : 여러 사람을 운송하기 위한 버스가 등장한다.
다양화 : 축척된 기술과 저렴해진 비용 덕으로 개인용 자가용이 등장하고 오토바이 라는게 나오기 시작
소수 매니아 용 고급품 등장 : 돈있는 사람/매니아 등을 위해 특별 제작된 스포츠카가 나타나기 시작

이런 것들 말고도 쥔장 개인적으로 쭈욱 나열된 자동차의 냉각 방식을 살펴보기도 했는데 나름대로의 재미 +_+ 그리고 자동차 번호판을 보다 19XX라는 숫자가 주는 편안함에 흠칫 놀라기도 했다는... 2000 이라는 단어가 주는 생경함이란 ._.;; (어이 자네 벌써 2000하고도 2년이라고~)

광장으로 와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오면 오줌싸개 동상이 있다. 근처에 아시아 사람들이 많은데 쥔장은 중국애한테 부탁해서 사진 찍어따.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니 오후2시. 광장에 울려퍼지는 음악을 들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왜 목이 말랐는지 모르지만 물을 하염없이 마셨다.

"독일로 가자"

쿠셋이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므로 일단 Midi역으로 갔다. 시간이 남아서 괜히 와따가따 하다가 한국 아가씨가 Locker 쓰는데 고생하길래 가르쳐주고 또 돌아다니다가 남은 1일 교통권도 누구한텐가 줬다. 둘러보는데 네델란드에서 넘어온 한국사람은 역시 한명도 없었다. (루트 잘잡았어! 키키) 더워서 시~원한 환타1캔 땡기고 전광판앞에서 좀 헤메주시다가 연착된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갔다(이젠 기차 시각이 조금 틀린다든지 플랫폼이 바뀐 다든지 하는 일로 놓치진 않는다 -_-V). 그런데 이상하게스리 1등석이 꽤 붐볐다. 1등석 차량 반정도를 젊은애덜 한그룹이 차지한채 담배피고 와인마시고 그러고 있었는데(저런 장면을 1등석에서 보긴 정말 힘듬) 차장이 한번 지나가자 깨끗이 정리됐다 -_-;;; (아마 2등석 인줄 안 듯 싶다. 역시 여행하며 버벅대는 건 국적을 가리지 않는듯) 널널해진 차량 마주보는 양쪽 자리 빈곳을 찾아 널찍히 자리잡고 건너편 의자에 다리 걸치고 편안하게 암스테르담 까지 갔다.

쿠셋출발 2시간전에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해서 역 뒤쪽 바다 같은 운하변에 앉아서 선착장에 타고내리는 사람을 구경하다가 옆에 중국애가 있길래 말걸어서 안되는 영어로 수다나 떨었다. 중국에 진출한 보쉬(Bosch)에서 일하고 있는데 독일에 교육온지 3달이 되었다고 한다. (교육받으러 독일도 가고 중간중간에 이렇게 여행도 다니고 조컸다)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에 대해 상당한 부러움을 표시했다. 삼성은 핸드폰이 어쩌고 현대는 자동차가 어쩌고 등등등... 1시간쯤 애기하다가 이메일을 교환하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헤메는 사람들 간섭 좀하다가 (헤메는 것도 여행의 재미인데 간섭을 히히히) 쿠셋을 탔다.

(중국넘이 찍어준 사진. 암스테르담 중앙역 뒤쪽이다)

(중앙역 뒤쪽의 무지무지 넓은 운하. 장난아니다)

쿠셋 예약할 때 구간, 날짜/시간, 열차번호, "침대는 1층"을 적은 쪽지를 주고 예약을 했었는데 뭐라고 물을 때 Yes를 했는데 6인실 할꺼냐고 물은 것 같다. 기차번호->시트번호를 찾아가니 덜렁 놓여있는 6개의 침대. 젠장 무지하게 좁아보였다. 뭐 그래도 포기하는데 10초도 안걸린 @_@;; 침대번호를 찾아서 짐을 두고 기다리니 남자3, 여자3이 나타났다. 양쪽 3층 침대를 마주보고 자리잡게 돼있다. 남자쪽은 자기 침대번호를 찾아가 자리를 잡는데 반대편쪽은 좀 특이했다. 굉장히 활달한 무게좀 나가뵈는 흑인여자 하나가 제일 늦게 도착했었는데 여자들끼리 수다 떠는걸 주도하더니 자기 침대는 제일 위층 이면서 넉살 좋게 1층 침대에 있던 아가씨랑 자리를 바꿨다. 능청도 재산이여~ 얘기를 해보니 이쪽은 집으로 돌아가는 독일애 한넘이랑 여행중인 영국놈 하나.

(암스테르담 -> 베를린 쿠셋 예약권)

어쨋든 베낭을 대충 구겨넣고 비밀번호식 체인자물쇠로 침대에 묶고 이빨 닦으러 가는데 한국인 4명이 점거하고 있는 4인실이 보였다. 혹시 재밌는게 있을까 싶어 거기 끼어서 농담따먹기 했다. 융프라우 할인권을 많이 들고 온 사람이 있길래 한 장 얻었다(할인권을 한국에 깜빡하고 두고왔었다 ㅠ.ㅠ) 여자2, 남자2 팀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여자들은 조용히 사진집을 보고 남자들끼리 이런 저런 여행관련 이야기를 하는 사태가 되어 버린 ._.a 일정, 비용 이런 이야기였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그렇게 되 버렸다. 여자분께 미안하게 되 버렸다... 미술관에서 산 화보집을 둘이서 재밌게 보는 것 같아서 남자들끼리 1시간쯤 애기하다가 이빨닦고 내 자리로 돌아갔다.

아참 쿠셋 세면대 물나오는거 정말 한심하게 나온다. 얼굴을 씻는게 아니라 수건으로 닦는게 적절한 표현인거 같은 세수를 했다. 하긴 기차에 싫고 다니는 물이 뻔하니...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에어콘을 일부러 쎄게 튼 건지 모르겠지만 추워서 옷 다입고 이불을 돌돌말고 잤다.

[비용편]  : 할인금액의 경우 원래 가격을 괄호 안에 적었습니다. 할인가격(원래가격)

(2002년 7월 29일 기준환율 : 1 Euro = 1164.01 Won)
ref. http://market.hankyung.com/cgibin/exrate

오오오 돈 쓴게 거의 없는 날인듯한 ._.;; 잠은 미리 예약한 쿠셋에서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