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7월 25일

일정 : Den Haag (The Hague)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챙겨먹고 LEON이 제대로 된 빵을 사라고 웃으며 가르쳐준 유스호스텔 바로 앞 있는 슈퍼마켓(정말 코앞이었다 ㅜ.ㅜ)에 가서 물을 사서 가방에 챙겨 넣고 마두로담으로 갔다. 네델란드를 미니어쳐 해놓은 곳인데 설명서가 꽤 잘되어 있어서 하나씩 읽으며 걸었는데 나름대로 재밌었다. 덴하그에 와서 처음만난 한국아가씨들이랑 애기하다가 사진찍어 달래서 사진 찍고 점심때에는 계단에 앉아 아침에 준비해둔 간단한 샌드위치와 물을 먹었다. (*** 마두로담을 둘러보면서 느낀건데 이런걸 잘 이용하면 어떨까 싶었다. 만드는데 별로 돈들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고 척 봐도 여러군데에서 스폰서 받은 표시가 나는데 스테디움같은 경우는 유명한 기업의 마크가 선명하게 적혀있고 공항모형에 있는 비행기의 경우도 특정회사의 마크가 찍혀있는... 가뜩이나 관광자원 부족한 우리나라도 이런거 만들면 괜찮을 텐데 말이다. 공항모형은 대한항공보고 만들어 달래고 큰 빌딩은 63빌딩 홍보처에 문의하고 이런식으로 하면 될텐데. 삼성같은 대기업이 나서서 하면 괜찮을텐데. 홍보효과도 괜찮고. 역시 추진력이 문제인 것 같은... ***)

(똥침 놓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사진을 찍다. 끊이 없이 쓸고 닦고... 유지관리에 무지 신경을 쓰는 듯이 보였다. 또 옆켠의 자료실(?)에 가면 그동안 여기를 거쳐간 모형들의 사진이 있는데 모형도 꾸준히 교체를 하는 듯이 보였다. 역시 운영이 중요하다.)

꽤 상세한 지도를 들고 다녔기에 마두로담에서 파노라마 박물관을 가는 패스(Path, 찾아가는 길)를 좀 색다르게 잡을 수 있었다. 이곳의 동네묘지와 시장, 우체국을 지나는 패스를 그었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다. 동네묘지의 경우는 굉장히 조용했는데 묘지마다 화분과 각종 꽃들로 치장이 되있었고 방문자들이 물을 줄 수 있도록 수도꼭지와 물뿌리개가 여러군데 준비되어 있었다. 노친네들 서너명씩 들락날락 하기도 했는데 평온한 곳이었다. 잠들기에 좋은.

시장의 경우 그 지방사람들이 이용하는 동네시장 같았는데 각종 청과물점, 빵가계, 화장품가계 등등 흘낏흘낏 구경하며 지나왔다. 그러다가 한적하고 조그마한 우체국앞 공원벤치에 앉아서 엽서를 적어서 붙였다. 다 적어서 바로 앞 우체국에서 부쳤는데 스티커 같은걸 우표처럼 붙이더라는. 네델란드 우표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은 색다른... 

(동네우체국 앞에서 한방!)

(*** Lonely Planet 가이드 북의 경우는 각 나라/지역마다 Poste Restante가 가능한 우체국들은 꼭 적어놓는데 이것을 쓰는 것도 유용할 것 처럼 보인다. 편지/우편물을 보낼 때 우체국 앞으로 보내는 것인데 Poste Restante라고 적고 그 밑에 자기 이름을 적어놓으면 우체국에서 그 우편물을 2주정도 보관해 준다. 여권/신분증을 가지고 보관중인 우편물을 찾아갈 수 있다. 여행 중간중간 기점에 미리미리 싸인해둔 T/C라든지 필요한 물건들을 보내놓고 중간보급을 하면서 다니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

SAAR가 강력추천하던 Panorama Mesdag를 가봤는데 옛날 슈빙겐 해변가를 360도 빙둘러 벽면을 따라 그려놓은 곳이다. 지금의 해변과는 좀 틀리지만 천장의 자연광을 통해서 바라본 해변은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아마 오늘 날씨가 좋아서 일지도. (SAAR에게 들은 바로는 흐린날에 가면 해변그림이 침울하게 보인다고 한다. 아마도 자연광을 쓰기 때문에 그날 그날의 느낌이 반영되는 것 같은) 나오면서 포스터를 샀다.

(홈페이지에 들러서 360도 원형의 방 벽을 따라 펼쳐진 그림을 구경하자)

적당히 느긋히 덴하그의 거리를 걸어서 SAAR가 공부하는 비넨호프(Binnenhof)를 들렀다. 시계를 보니 이미 유스호스텔로 갔을 것 같아서 추천했던 그 오솔길을 걷고는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서 이것저것 잔뜩 사들고 숙소로 왔다. 와~ 싸다싸~

유스로 돌아오니 LEON이 내일 날씨 죽인다고 자기는 내일 슈빙겐 해변가로 간댄다. "온도 섭씨 25도, No Rain이 의미하는건 슈빙겐에 네델란드 전지역 쭉빵 아가씨들의 러쉬!!"라고 하는데 난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냈다. 눈물을 머금고 내일의 일정은 암스테르담 ㅠ.ㅠ; 레옹은 좋겠다 흑흑.

[비용편]  

(2002년 7월 25일 기준환율 : 1 Euro = 1166.53 Won)
ref. http://market.hankyung.com/cgibin/exrate

아 슈퍼에서 산 풍성한 저녁식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