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7월 22일

일정 : 런던

아침에 일어나 교통카드를 끊으러 빅토리아역 가는 길에 과일 노점상이 보였다. 영국은 체리가 맛있다고 해서 반키로(0.5Kg, Half Kilo)를 샀다. 그리고 다들 보러가는 근위병 교대식을 구경하러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버킹검 궁전앞 광장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시간이 조용하게 지나갔다. 문든 떠오른 단어는 "I'm not special. It's just a way of my life".

광장에 슬슬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어느 자리가 좋은지 몰라서 여기저기 다니다가 화단이 있는 동상근처의 보도블럭 옆에 앉아 있었다. 입장/퇴장 할 때는 보기 좋은데 실제 교대식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다음에 가게 되면 궁전 벽쪽에 붙어서 창살(?) 너머로 근위병 교대식이나 봐야겠다.

교대식을 보고나서 영국 공원 구경이나 하러 근처의 Green Park로 갔다. 공원 곳곳에는 여행객들이 드러누워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광욕 하기편한 의자가 있었지만 물론 유료. ^_^ 아까 샀던 체리를 씻으러 공원 화장실로 갔다. 마침 근처에 공원매점이 있어서 샌드위치도 사서 공원벤치에 앉아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7월의 영국날씨는 참좋다.

점심을 먹고 런던시내를 이러저리 다니다가 뮤지컬 표를 사려고 반액할인점이 모여있는 Leicester 광장으로 갔는데 보고싶은 뮤지컬 티켓은 없었다(친구가 We will Rock You라는 뮤지컬을 강추했슴). 그래서 공연시간 약간전에 극장에 가서 구해보기로 했다. 근처 스타벅스에서 음료수 사들고 광장쪽 으로 나있는 야외의자에 앉아서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내일은 뭐할까 궁리고 하고 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갔는데 이미 관광객 출입시간이 지나버렸다. 포기하고 건물구경이나 하려고 담장을 따라 돌다보니 저쪽에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들어가는게 보였다. 가만보니 어떤 신부가 입구에서 "Service?" 그러면 "Yes"하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두 쫄래쫄래 들어갔는데 성당입구에서 다시 한번더 질문이 있었는데 "캐톨릭?" 이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마도 영국 성공회와 캐톨릭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 때문인 듯. 들어가서 조금 기다리니 미사를 시작했다. 자리앞에 놓여있는 절차서를 따라서 또 눈치도 봐가며 미사를 봤다. 중간중간에 힐끔힐끔 성당 내부 구경도 했다. 아 그리고 Evening Song을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했는데 소리가 정말 좋았다.
(*** 성공회 : 영국의 어떤 왕이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랑 결혼을 하려는데 교황이 반대하자 그는 카톨릭이랑 인연을 끊고 영국성공회라는 걸 만들 게 되었다. 그후 성공회와 카톨릭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은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런 흔적이 아직 영국 곳곳에 남아있는 듯. ***)

카톨릭 신자들은 유럽여행하면 재미를 많이 느낄꺼 같다. 이런 저런 성당을 다니며 미사도 참석하고 신앙이 깊어지게 될 좋은 계기가 될 듯. 쥔장도 성당을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유럽여행 도중 상당히 많은 성당에 가보게 됐고 대부분 입장이 공짜라서 이래저래 성당에서 보낸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빅토리아역으로 돌아와 바게트 샌드위치로 저녁을 대충 때우고 숙소에 들러서 샤워를 하고 극장으로 갔다. 30분전에 도착했는데 취소된 티켓을 사려고 꽤 많은 사람이 서 있어서 표를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취소되는 티켓의 양이 엄청나서 금방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래도 3,4명이서 붙어있는 자리는 구하기 힘들어 보였다. 때마침 자리가 한 개 생겼는데 앞에 서 있던 3,4명 그룹이 양보를 해줘서 쥔장도 표를 구했다. 그런데 꽤 앞쪽 자리가 취소된 모양이어서 40파운드 짜리 티켓이었다. 지갑에 딱 지폐로 40파운드 있어서 그냥 신용카드로 질렀다. (그런데 그 40파운드 런던에서 나갈 때 까지 그대로 있었다는 ㅠ.ㅠ)
(쥔장이 본 뮤지컬 공연티켓. 노래부를 때 같이 부르고 정말 재밌게 봤다는)

We will rock you 란 뮤지컬은 Queen에게 바치는 뮤지컬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퀸의 음악이 많이 쓰였는데 대부분 아는 노래이기도 하고 비쥬얼 효과가 상당한 작품이라서 재밌게 봤다. 그리고 발음도 정말 정확했다!! 한 70%정도는 알아먹었으니 ._.a 그래도 그 문화라는건 어쩔 수 없는거라서 하이코미디 부분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아주 일반적인 유머는 빼고) 뮤지컬의 경우는 영화와 달리 관객들과 상호교류를 하면서 진행이 되는데 마지막에 보헤미안랩소디를 부를땐 따라서 목터져라 노래부르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는 ._.;; 온몸이 공진하는 짜릿한 한판이었다.
(*** 영국 뮤지컬의 경우는 1시간 정도 지나면 휴식시간이 있다. 휴식시간중에 극장밖으로 나갔다 들어와도 되는데 그 휴식시간에 팔아치우는 T셔츠, 사운드트랙, 음료, 팜플렛의 양이 장난아니다. 역시 마케팅이란 이런거다 ***)

지하철 마지막 시간을 30분정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늦게 들어오니 카운터에서 아는척을 해서 뮤지컬을 보고왔다고 하니 Good이라고 한다. (***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호텔의 경우 큰 호텔보다 오히려 보안쪽에서는 낫다고 할 수 있다. 들락날락 하는 사람들을 거의 다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좀도둑이 들기가 어렵다 ***)

[비용편]  

(2002년 7월 22일 기준환율 : 1 Pound = 1845.68 Won) ref. http://www.hankyung.com/cgibin/exrate2.cgi

신용카드 결제액 : 75,187 Won (환전율 : 98.19%)

추가로 영국의 어느 뒷골목에 있던 공구가계를 찍은거다. 나이들어 저런 가계나 차릴까 @_@ 싸구려 중국제가 아닌 멋찐 공구들이 많았다는... 한참 창문에 부비부비 했다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