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8월 12일

일정 : 로마

아침에 7:15분부터 다들 일어나 버려서 쿠셋을 컴파트 먼트로 변신을 시켰다. 어제한 샤워빨인지 모르겠지만 잠을 많이 못 잤는데도 별로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조금 있으니 차장이 유레일과 여권을 가져다 준다. (쿠셋을 타고 국경을 넘으면 자다가 일어나서 여권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로마 Termini 역에 도착했다. 날씨 조오타~ 굳이다. 밤차를 타고 아침에 새로운 곳에 내리면 언제나 얼떨떨 했는데 한국민박 삐끼에게 시달리며 유인라커를 찾다가 귀찮아져서 지나가는 한국젊은이에게 유인라커 위치를 물었다. 자기가 그쪽으로 가는 길이라길래 쫄래쫄래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단체관광 가이드네. 뒤로 줄줄줄 따라오는 한국인 +.+ 고맙다고 하고 헤어져서 유인라커에 줄섰다. 쌍둥이테러 이후 아예 영업을 안하는 Locker들도 많아졌는데 이곳은 맡기기 전에 경찰이 일일이 검사를 했다. 줄이길다고 투덜대는데 앞에 있던 아가씨는 암스테르담에서 1시간 기다려 짐을 맡겼댄다. 어쨋든 대충 20분 걸려 짐을 맡겼다. (기본 5시간에 3유로이고 시간당 0.5유로가 추가된다. 그렇다고 열쇠식 라커에 넣는 건 별로...다. 특히 로마에선) 유인라커 옆에 있던 깨끗한 화장실에서 볼일을 처리하고 지상으로 올라갔는데 Termini의 남쪽은 원래 이런지 모르겠지만 거기있던 조용한 가계에서 지도와 전화카드를 샀다(동전식 전화기도 없고 선불카드를 쓰려면 신호음이 들려야 하는데 카드를 넣어야 신호음이 떨어지니 거참 ㅠ.ㅠ) 점원이 미국인 이었던게 좀 특이하긴 했다. 파리의 민박에 전화걸어 파리에 도착하는 정확한 날짜를 가르쳐주고 문홍렬씨한테 전화해서 쥔장 자취방은 잘 있냐고 물어봤다. 잘 있댄다.

역의 카페에서 샌드위치 처럼 생긴걸(Panino Aversano) 시켜먹었는데 맛이 별로였다는 쩝.

론리에 로마정부 공식 안내소랑 사설 여행안내소(Enjoy Rome)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적힌 글의 부늬기로 볼 때 공식안내소쪽은 별로일 것 같아서 Enjoy Rome으로 갔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 도미토리 예약을 해줬는데 5군데를 찍더니 어디할꺼냐고 묻길래 어디 추천할래 라고 물으니 바티칸옆을 찍는다. 거기 해달라고 하니 하루치 숙박비를 미리 달랜다. 그리고 체크인은 아무때나 해도 된댄다. 보관소 5시간 이후 추가요금만 없어도 돌아보다가 들어가는건데 ㅜ.ㅜ 짐을 다시 찾아서 유스로 향했다. (아참 이곳에 가면 공짜지도를 주는데 정말 쓸 만하다!) 가는길에 붐비는 타바치에서 지하철 티켓을 샀다.

주소는 분명히 맞는데 간판이 없다. (지금까지 유스호스텔 이라고 하면 별도의 건물로 분리되어 있는 줄 알았다) 일대의 거리를 헤메다 돌아와서 그 집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길래 잡고 물어보니 COLORS는 5층인데 현관옆 초인종을 누르랜다. 현관옆 초인종 누르는 데를 보니까 5층의 벨을 누르는 곳에 조그맣게 COLORS라고 적혀있었다(사설 유스호스텔은 이렇게 소규모의 경우도 있는가 보다) 5층을 누르니 뭐라고 한다. 문열어 달래니 문이 열린다. 베낭을 낑낑메고 5층까지 걸어올라가서(엘리베이터 없다!) 체크인을 했다. 시설은 세탁(2 Euro), 인터넷, 주방. 같은방 동료(마이클, 크리나)랑 인사하고 유스호스텔 주인장(강인한 인상을 주는 아가씨였다)이 소개해준 근처 슈퍼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 우유를 제대로 사서 쭈욱 마셨다.(흔들어보고 사도록 한다. 커피용 느끼한 우유나 크림도 비슷하게 생겼으니 주의) 컨디션이 돌아오는 듯 해서 근처의 바티칸공국으로 구경갔다. 가는길에 그늘지고 괜찮은 곳이 있길래 점심으로 바게트에 꿀을 발라 먹었는데 바게트가 이렇게 맛이 없는줄 몰랐다(이후부터 바게트는 포기했다) 차라리 소금이라도 처먹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꿀을 듬뿍듬뿍 발라서 반정도 먹었다. (팔뚝의 2배만한 굵은 것 이었는데 결국 반은 먹지 못하고 버렸다)

바티칸 광장을 구경하다가 성당들어가려고 줄을 섰는데 알고보니 성당위쪽에 올라가는 줄이었다. 그래도 오기로 계속 기다렸는데 그 줄이... 엄청 더 가야하는 ㅠ.ㅠ 1시간반을 줄서서 COUPOLA에 올라갔다. 지금까지 오르던 성당첨탑계단과 다르게 계단의 종류가 여러 가지로 바뀌는 통에 재밌게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도 320계단을 올라갔는데 물론 처음부터 계단을 올라갈 수 도 있다(엘리베이터 강추) 바티칸 국경쪽 벽이랑 로마쪽을 구경하다가 내려와서 성당내부 구경을 했다. Pieta... 생각보다 작다 =.=; 나오는 길에 바티칸 우체국에서 엽서랑 우표를 사서 붙였다. (우표가 이쁘다. 그리고 거기 우체국에 가보면 세계각국의 사람들이 엽서적는다고 정신읍다) 아 그리고 광장의 시커먼 돌위에 올라서면 반대쪽 기둥이 일자로 정렬되는 곳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다시들러 본격적으로 이것저것 먹을걸 샀다(그때 배가 고팠다 *.*) 숙소의 테이블에 펴놓고 빵에 햄3장 치즈1장 넣은걸 2개 먹으며 레몬홍차를 마시고 딸기요플레, 참치캔을 먹고 방울도마토로 마무리를 했다. 그렇게 먹고 샤워하러가는데 주방에서 뭘 만들길래 거기 끼어서 마이클이 요리한 파스타에 올리브기름을 뿌려서 먹었다. 아 마이클 이놈 뉴욕에서 왔는데 굉장히 사교적인 놈이었다.

로마 날씨는 정말 예술이다.

[비용편]  : 할인금액의 경우 원래 가격을 괄호 안에 적었습니다. 할인가격(원래가격)

(2002년 8월 12일 기준환율 : 1 Euro = 1171.91 Won)
ref. http://market.hankyung.com/cgibin/exr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