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공계 위기... 적응

2003-9-18

개개인이든 조직이든 사회전체이든 살아 움직이는 대부분의 개체는 적응이라는 걸 해낸다.

IMF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사오정(45세정년)" "오륙도(56세도둑)" 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샐러리맨들은 목을 빼고 죽음을 택했을까? 이제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기몸값을 높여가는 이직도 하며 30세 초반부터 독립사업을 구상하기도 하며 두가지 일을 동시 진행하기도 한다. 40대 중후반 이후의 갈길을 미리미리 준비하며 확신이 서면 훨씬 빠른시기에 행동을 단행하기도 한다.

이공계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부실해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현장에서는 "위기"를 얘기한다. 이공계 지원자의 자연적 감소에 따른 효과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빠르다. 즉 숙련자 자체가 소실되지 않고서는 급격한 변화라는게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즉 이공계 경력자의 "이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공계는 특성상 좀 우직한 면도 필요하며 각종 계산 및 개념에 대한 이해 및 각종도구(CAD/CAM/CAE)를 능숙히 다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게다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즉 소위말하는 고급인력이라는게 필요하다. 그런의미에서 정원을 늘리고 지원책을 내놓는 식의 해법은 큰 효과가 없다. 이러한 상태를 기업들은 해외공장건설 및 해외투자로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즉 이젠 국내에서 이공계 전공자를 수용할 산업시설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말로 산업공동화 라고 한다.

이러한 숙련자의 부족을 해결할 방법으로 일부 기업들은 해외인력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한번 국가를 바꿔가며 일을 했으며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기술을 충분히 습득했다고 생각되면 몸값을 높여 좀 더 좋은 나라(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약간 곁다리 이야기지만 국내에 아직도 만연해 있는 "연장자 및 가부장적 권위주의" 또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선직국의 예를 들면 나이와 상관없이 적당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경력이 적절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40세가 넘더라도 몇 개월~몇년정도 직무교육을 받으면 소기업에서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취업 가능기간을 넘겨 버리면 도무지 방법이 없다. 간단히 예를 들자. IT산업의 고속성장으로 웹프로그래밍 인력이 모자라게 되었다고 하자. 40세가 넘은 사람이 몇 년간의 전문교육을 마치고 일자리를 구한다고 하자 과연 팀장보다 나이많은 또는 벤쳐기업의 경우 사장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선뜻 직원으로 채용할 회사가 국내에 몇 개나 될까? 반면 선진국의 경우 그사람이 창출할 수 있는 이익과 능력에 적합한 연봉을 주고 쓰는 곳이 존재한다. 비록 연봉은 숙련자에 비해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기회라는게 존재한다. 이미 고령화가 진행중인 선진국은 이런 시스템적 이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의 젊고 유능한 인력을 끌어당기고 있으며 국내 이공계 전공자들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모든 움직이는 개체들은 적응을 해내가고 있으며 지금도 공장에선 자동차가 쏟아지고 있으며 삼성은 반도체를 찍어내고 있다.

그러면 그러려니 하고 살면 되는 것일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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