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파괴에 대한 갑론을박 - 반박글 2편

제 목:하빈님의 글에 대한 반박. 읽음:3580
올린이:evaikari(박종혁 ) 작성:01/10/11 03:50 추천:01/10/11 15:19 


전 19살 고3 학생입니다. 수험 준비 하고 있구요.

그 '님아' 라는 호칭에 대한 하빈님의 글은

저에게 큰 충격 이었습니다. 너무 좋게만 보시는 것 같아서..

첫째, 어린 학생들이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할 줄은

알고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

이거 현실을 너무 모르시고 말씀하시는군요.

요 전에 저희 학교에서 작문 수행평가를 했습니다.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 편지" 를 주제로 하구요.

제가 학급 내에서 임원인 관계로, 학생들 쓴 글을 제가 직접

추려서, 선생님께 드렸는데... 선생님께 민망할 정도의 글이 많더군요.

"^^" "~에염." 부터 시작해서 "-_-" "후후.." "하갰습니다." 까지.

맞춤법은 고사하고, 통신 어투를 그대로 사용하더군요.

저희 학교는 인문계 학교 이며, 나름대로 성남에서는 명문학교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문과 이며 3학년 입니다.)

저희 반만 해도 이런글이 7~9개는 되더군요.

고3 학생의 글이 이럴 정도니, 그 아래 학년의 학생들 글이나

초등학생의 글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학생들도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를 분간할 줄은 안다." 라는

말은 저에겐 옛날 전설 같이만 들립니다. (-_-;)

둘째, '님아' 라는 말을 대체할 말이 없다.

"불특정 상대를 지칭할만한 말이 없다." 라고 하셨는데.

ID는 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Identification 이란 단어가 괜히 있는 건 아니겠지요.

뭐, 불특정 상대가 다수 이거나 ID가 너무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님들" 이라고 하는 건, 그렇다 치지요.

문제는 1:1 대화에서도 "님" "님아" 라는 말이 쓰인 다는 겁니다.

ID가 쉽든 어렵든 말이죠.

제가 보기엔 "님" "님아" 라는 말이 불특정 상대를 지칭하기 위해

생긴 말이기 보다는, 자기가 Typing 하기 귀찮으니까 앞의 ID를

생략한것 같더군요.

예전에는 (한 3~4년 전쯤?) 일일히 ID에 님자 붙여가며 "~~~님."!@@님."

하며 불러가던게 생각나는데.. 요즘은 그냥 "님" "님아" 그러니까

누가 누군지 모르겠더군요.

하빈님도 추억이 있으실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메모지에 저와 오랫동안 대화한 상대방의 ID나

저희 동호회 사람들의 ID, 혹은 같이 네트워크 플레이를 했던 사람들의

ID를 일일히 메모지나 노트에 적어가며, 기억했던게 생각납니다.

그러다가 우연이라도 다시 보게 되면 어찌나 방갑고 좋던지..

(Zone.com 에서 만났던 홍콩에 사는 Cloer72 라는 분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같이 디아블로 1 초창기 시절을 즐겁게
보냈던 Sho 님은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그외에도 개인 BBS 등에서 함께 지냈던 분들도..)

요즘은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님" "님아" 라고 말해버리면 끝나는 일이고, 


다시 볼 사람도 아니니까요.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제가 볼땐 "님" "님아" 라는 말은, 결코 상대방을 존중함에서

나오는 존댓말이 아니며 그냥 자기 편한대로 줄인 말입니다.

하빈님 말씀하신 영어에서 처럼요.

(가끔 외국인이랑 대화를 할때 보면, 외국인들이
불특정 상대방을 가르켜 그냥 you 라고 하진 않습니다.
꼭 ID를 적어서 보내지요.1:1이면 you 라고 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반말에 더욱 가깝구요.

저도 물론 어느 정도의 한글 활용은 찬성하는 쪽 입니다만..

하빈님 말씀하신 것처럼 "님들아~ ~~e염~" 같은것들은

반대 입니다. "당근이지" "말밥이지" "안냐세요" "어솝쇼"

정도의 표현 정도라면 충분히 수락하겠지만,

요즘 사용하는 통신 어체는 좀 심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하빈님 처럼 남중, 남고(현재 재학중)를 다녔으며, 


3~4cm 정도의 머리로 다녔고, 교복을 입고 다녔습니다.

저는 그렇게 모범생도 아니었고, 술, 담배 등도

일삼는 학생 입니다. (-_-;)

저도 이같은 교육을 저희 후배가 계속 배워야 한다는데

반대하지만. 지킬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한글 맞춤법이나 올바른 어휘 쯤은 알고나서

한글 활용을 해야겠지요. 


안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제 목:- 하빈님 글에 대한 반박. 님아.
올린이:정장1997(김경래 ) 01/10/12 01:02 읽음:97 추천: 9 관련자료 없음






하빈님 글 읽고, 별로 되지 않는 지식입니다만 -_-

몇가지 지적할 부분이 있는것 같아서 지적해 보겠습니다.

여러가지 생략하고.

'즉, 인터넷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만 쓰여지는 그런 사투리 말입니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분명, 인터넷이라함은-더 나아가 사이버 공간이라 함은-제한된 공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어디까지나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는 '가상'적인 사회일 따름입니다.

물론,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현실의 룰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정도의 '선'이 있는 법입니다.

가상세계라고 해서 다른-가상의-사람을 마구 살해하고 물품을 빼앗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는것도 아니며, 멀쩡히 존재하는 '표준어'를 '우리만의 문화'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멋대로 '변형-수정'할 수 있는것도 아닙니다.

물론, 언어라는것은 시대상황에 맞춰서 변화합니다만... 

지난 몇년간의-최근 2~3년만 봐도 그렇습니다..-변화는 '변화'가 아닌

여러 분들께서 지적하시는 '한글이라는 고유 언어의 파괴'라고 볼 수 있을정도로

그 변형의 정도가 '매우'심각하며 - 아마 '하두리어'를 한글로 인정할 경우

지난 500년간 중세국어에서 현대국어로 넘어오면서 겪은 변화와 맞먹을정도입니다.

- 파장도 만만치 않아서 '님아'라든가 'ㅋㅋㅋ'등의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그것이 왜 '잘못된'지도 모른채, 오히려 이를 바로잡으려는 많은 시도들을

'사이버 세계는 사이버 세계일 따름인데 무슨 권한으로 참견하느냐.'등의


어거지식 논리로 일관해 온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자정'운동이 상당히 활발해지고 있고, 지지도 많이 받고 있지요)

'잘못된'것을 과연 또다른 '문화'라는것으로 인정해야 합니까?

'좋은 전통'을 유지하자는것이 '보수주의'적이고 구세대적인 발상입니까?

오히려 제 생각에는 '좋은 전통'을 바탕으로 '바른 문화'를 창조하는것이

더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이라 사료됩니다.

한글이라 하는 '언어'는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정말로 훌륭하고 멋진 글자입니다.


예로 드신것과 같이, 다양한 변형을 시킬수 있을뿐만 아니라 각각의 변형에 대해

다른 느낌이 날 수도 있도록 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의 '통신어'라는 것들은 한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것이 아닌, 천박하게 만드는 언어들입니다.

그것을 개인적 차원에서 쓰는것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을 '사투리'라는 '특수상황'하에서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시는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이버 세계'라는것이 특별나게 표준어를 축약하거나 발음나는대로 써야 할

이유도 없으며 표준어를 모르는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는 기초 표준어 교육정도는 받으셨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투리를 쓰면서 표준어를 쓰는 사람에게 비유하셨는데,

일단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의 경우 표준어 발음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 (김03 대통령 생각나시지요? '경제'의 그 멋진 발음...;;)

게다가 사투리는 궁극적으로 '사라져야'할 대상입니다.


표준어라는 것의 목표가 나라를 하나의 말로 통합하는것인데,

사투리는 이에 반하여 나라를 '분열'시키는 역할을 하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사이버 세계의 문화'라는 미명으로 한글을 멋대로 변형하고

천박하게 만드는것은 문화가 아니라 위에서 계속 반복-강조해서 말한 파괴일 따름입
니다.

'의미전달'이 수월하게 된다고 말씀하시고 있는데 그 '의미전달'이라는것도

'표준어'라는 바탕위에서 가능한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모든게 하두리어로

바뀌어 버린다면 의미전달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변형된 언어들을 사이버 세계의 문화라고 인정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러한 변형된 언어들이 과연 사이버 세계에서만 국한되어서

머무를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작문시간에 'ㅋㅋㅋ'를 쓰는 경우 하나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님아'라는 말은 어떠한 논리로도 합당화 될 수 없는 잘못된 통신어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님'이라고 하는것은 접미사로, 어떤 사람의 성명뒤에 붙여

그 사람을 높여주는 말로 사용되지만 용도는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라고 하는것은 조사로 받침이 있는 명사 아래 붙어 부름을 나타내는

호격 조사이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쓰이지요.

어른이 아이를 부르거나, 아이들끼리 서로 부를 때 쓰는 말.
(=야. 얘,미경~)

두개가 만나서 '님아'라는 말을 이룬다 칩시다. 


이 말은 어디에 속하는겁니까? 조사? 접미사? 대명사?

존댓말입니까? 반말입니까? 낮춤말입니까?

확실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친근감의 표시라 해서 표준어를 무시하고 사용 할 수 있습니까?

경상도 사투리의 예를 드셨는데 -아/-야 를 붙이는것은 극히 친한 사이가 아니면

쓰지 못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님아'라는 말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부를때도

쓰이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을 부를때도 쓰입니다. 


제가 듣도보도 못한 사람이 저한테 '님아'라고 하는것은, 그리고

'님아'라는것이 친근감의 표시라고 전제한다면

길거리에서 길을 묻는사람이 '임마,길 아세요?'라고 말하는것과

틀릴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님'이란 말도 틀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님'이란

어떤 사람 성명이나 직책뒤에 붙이는 '접미사'인데 이것은 홀로 쓸 수 없습니다.

바른말은 '정장님','하빈님'등이 되겠지요. 


'님아'를 대체할 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정장님'등으로

그 사람의 닉네임이라든지 ID를 '-님'과 결합해서 사용해도 되고,

'글 쓰신분'이라든가, '~하신 님'등으로 사용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굳이 표준말을 깨뜨리지 않고, 대체할 말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님아'를 '이건 통신문화야~'하고 정당화 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