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수명과 관련하여

2008-07-03

KBS 한 기자의 글(김원장기자) 출처라고 합니다. 먼저 겪은 나라마다 머리를 흔들며 외면하는 아파트 콘크리트 덩어리에 대한 현실을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글이네요.

퍼온곳은
[출처] 아파트 수명에 대한 간단한 설명 - 한 3년 정도 된 글 입니다. (아름다운 집 행복한 사람들 (아름사)) |작성자 크리스탈 


소나타차를 타고 계시죠?

차령이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7년이 지나고

이제 새 차로 바꿔 타려면 내 돈을 들여야합니다.

신형 소나타로 바꿔 타려 해도 목돈이 필요하지만

욕심을 내 그랜저로 바꿔 타려면 더 큰 돈이 필요합니다.

재화는 이처럼 보통 시간이 지나면 값어치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아파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강남의 아파트들은 오래될수록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용적률이라는 마법의 지팡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지팡이의 마법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이미 마술을 다 선보인 아파트들이 늘고 있습니다.....

강남 삼성동의 A아파트 23년전 용적률이 157%로 지어졌습니다.

이 지역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을 210%까지 허용됩니다.

따라서 재건축하면서 53%나 건축물의 공간을 늘릴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파트를 더 많이 지을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아파트는 일반분양으로 팔아서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조합원들은 아파트 건설에 들어가는 건축비도 감당하고 자신의

아파트도 공짜로 더 넓게 지을수 있습니다. 마치 소나타를 10년

타다가 공짜로 그랜져를 얻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것이 용적률이라는 마법의 지팡이입니다.

용적률은 아파트라는 재화를 오래쓰고도 공짜로 새로 바꿔주는

마법을 갖고 있습니다.

이 지팡이는 강북도 예외가 아닙니다.

서울 신공덕동의 노후 주택가.

오래된 한옥가옥들을 허물고 고층 아파트들이 하나둘 들어섭니다.

2종 주거지역이지만 기존 한옥들이 워낙 용적률을 조금씩만 사용하고 있던터라 재개발로 인한 막대한 이익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30년된 한옥에 살던 집주인 김씨는 지금 팔아야 최고로 남긴다는 복덕방 이씨의 유혹에만

빠지지 않았다면, 새아파트도 생기고 덩달아 목돈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30년 된 강북의 한옥도, 20년 된 강남의 아파트도 돈 안들이고 뚝딱! 새집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지팡이가 바로 용적률입니다.

그런데 이미 이 지팡이를 휘두른 곳이 날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새로 입주한 아파트가 10년 20년 30년후에도 이 마법의 지팡이를 계속 휘두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3가동에 20층으로 새로들어선 #미안 아파트.

역세권에 내외장재도 고급으로 갖추고 유명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분양당시보다 입주하면서 3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습니다. 3종일반주거지역인 이아파트의 용적률은 207%, 법이 정한 용적률을 꽉꽉 채워 다

사용했습니다. 당연히 아파트 한 채당 집주인이 갖을 수 있는 이른바 자기지분도 낮습니다.

이 아파트의 32평형 등기를 떼보면 토지지분에 26.31제곱미터라고 표시돼있습니다.

자신의 땅 지분이 7평이 안되는 것입니다.

20년후 이 아파트를 재건축한다면 집주인 김씨는 절대 지금 평수보다 넓은 아파트를 갖을 수 없습니다.

이유는 물론 이 아파트가 이미 마법의 지팡이를 다 써버린 탓입니다. 그럼 이 아파트의 20년 후를

가정해보겠습니다.

배관은 녹슬고 아파트 도색을 한지도 한참이 흘렀습니다.

아파트가 낡을 대로 낡았습니다.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302호 박씨는 지난달 판교로 이사를 갔습니다

전세도 잘 나가지 않아 우리동에만 벌써 빈집이 3가구나 됩니다.

주민들은 이제 결정을 해야합니다

재건축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물론 들어가는 재건축 비용은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합니다.

재건축이 된다 해도 늘어나는 평수는 없습니다.

지방정부가 용적률을 20%정도 선심 쓰듯 올려준다해도

특정지역이 아닌들 아파트 수요는 20년 전만 못할 것입니다.

신규분양도 잘 되지않을 아파트 공사에 나설 시공사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3억원짜리 아파트에 가구당 2억원씩 내 돈을 더들여 재건축을 할 것인가?

재건축을 포기하는 가구가 20%를 넘는다면 이 아파트단지는 영원히 재건축이 불가능해지고 점점 더 노후해져 결국은 슬럼화 될 것입니다. 그 여부는 그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의 교육등 배후여건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태가 20년후에나 걱정할 문제라구요?

서울 북아현동 굴레방다리옆 K아파트.

지은지 30년이 된 1동짜리 노후아파트입니다.

12층의 중층아파트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복도식에 아직 연탄보일러를 쓰는 집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용적률을 모두 다 쓴 중층아파트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재건축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그나마 입주자 대부분이 세입자로, 과거 투자목적으로 사두었던 외지의 집주인들은 혹시나 도심재개발촉진법 통과이후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재건축을 하지 못하는 이 아파트를 마포구가 해줄까요?서울시가 해줄까요? 건교부가 해줄까요?

비슷한 이유로 평당 아파트 시세가 3천만원에 육박하는 서울 여의도에도 유독 S아파트만은 30평 아파트가

시세가 2억5천만원에 불과합니다. 20년전 농촌의 빈집이 늘어나는 현실이 뉴스가 됐듯 최근들어

광역시에서도 외곽 주택가를 중심으로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도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우수한 주거여건을 갖춘 지역은 넘치는 부동산 보유세 수입으로 무장한 자치단체가 더 나은 주거환경을

계속 만들어 나갈테지만 여기서 벗어난 지역은 빠르게 슬럼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낙후된 지역의

유일한 버팀목이였던 용적률이라는 마법의 지팡이는 이미 팔리고 없을것입니다.

옷을 새로 사도, 차를 새로 사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은 용적률이라는 배터리덕분에 큰 사회적 부담없이 새 재화로

바꿔타기가 이뤄져 왔습니다. 심지어 기부체납이라는 형식으로 그 재개발의 수익을 쪼개 아파트 주변에

학교도 짓고 공원도 짓고 도로도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그 비용을 고스란히 개인과 사회가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비용을 감당할 자신 있습니까....

지난해에도 걱정없다는 듯이 전국에 35만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새 아파트 입주를 환영합니다.....